소풍을 기다리던 시절, 관심도 없던 신문이나 뉴스를 며칠 전부터 기다리곤 했다. ‘소풍날 비가 올까, 안 올까?’ 일기예보를 보기 위해서다.요즘 아이들은 소풍 전날 같은 마음으로 일기예보를 찾는다. ‘내일은 미세먼지가 괜찮을까?’
미세먼지 예보 어플, KF OO 마스크, 공기청정기 등 미세먼지는 어느덧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모두가 체감한 지금,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도 이제 장기전이다.
미세먼지가 체내로 유입될 수 있는 가장 큰 경로는 호흡기이겠지만, 마스크로도 다 가려지지 않는 우리 몸의 최전방은 바로 피부이다. 미세먼지는 머리카락 굵기의 1/5, 초미세먼지는 1/30 정도의 크기로서, 모공이나 손상된 피부장벽을 통과해 피부에 침투한다.
본 안티폴루션 연구센터에서는 미세먼지 유해성분이 피부에 얼마나 축적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흥미로운 연구를 수행하였다. 미세먼지 환경에 노출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피부를 비교해 보기 위해, 실외 근무자와 실내 사무직 근무자를 대상으로 모공 속의 피지를 채집하여 성분을 분석해보았다.
결과는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충격적이었다. 실외 근무자로부터 채집한 피지는 육안으로 보기에도 온전히 검은색에 가까웠고, 중금속의 경우 납 3.6배, 크롬 3배, 비소는 130배 가량이 더 높았다.
보다 일반적인 상황을 비교해보기 위해, 이번에는 미세먼지 지역과 청정지역을 선정하고, 각각의 지역에 거주하는 25~35세 여성들을 대상으로 피부를 분석해보았다. 그 결과, 미세먼지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들의 피부에서 장벽기능이 감소되어 있었으며, 염증 유발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는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이제는 일상이 된 이상 마냥 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일차적으로는 피부에서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클렌징이 중요하다. 본 연구센터에서 피부의 미세모공까지 모사한 모공 모사체를 이용하여 미세먼지 제거력을 분석해 보았는데, 분석 결과 단순 클렌징 제품으로는 미세모공 속 미세먼지까지는 제거되지 않았고, 미세먼지 제거를 위해 설계된 제품의 경우 미세모공 속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한편, 야외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미세먼지까지 차단할 수 있는 선크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선크림의 제형 특성상 오히려 미세먼지가 달라붙을 수 있는데, 미세먼지 차단을 위해 설계된 선크림의 경우, 미세먼지의 부착을 차단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세먼지에 의해 자극 받은 피부를 진정시킬 수 있는 성분을 찾아서 사용하는 것도 좋다. 미세먼지는 피부세포에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데, 본 연구센터의 연구 결과, 코튼블룸 추출물을 피부세포에 처리하면 염증반응을 완화시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성분들은 미세먼지에 의해 자극 받은 피부를 진정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만연한 현실이 녹록하진 않지만, 우리는 지속적으로 방법을 찾아나갈 것이다. 안티폴루션 연구센터에서도 마음껏 숨쉴 수 있는 그날까지 피부를 지키기 위한 연구들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